8.90712Km 상공에서..

satyriasis.egloos.com

포토로그




친구엄마 본거

"야 근데 말야, 나 너 아빠라곤 안부른다"

입사 하루 전

입사 전인데 이런저런 내가 대학생활 중 벌여 놨던 활동을 마무리하느라,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다보니

어느 덧 입사가 내일로 다가왔다.

남들은 다 이럴 때, 해외여행 한 번씩 다녀 온다는데, 

가지 못한 게 약간 아쉽기도 하지만. 지나간 일 아쉬워해서 나아지는 건 없으닌칸..

나는 남보다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감사할 일도 굉장히 많다.

취업이라는 그 단어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나에게 와닿기도 전에 나는 취업이 '거의' 확정되었다.

그 이후로, 내 대학생활은 완전히 달라 졌던 것 같다.

물론 겉으로는 여느 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여느 공대생들 처럼, 시험기간이면 전공을 미친듯이 공부했고,

졸업과제할 때는, 피말리는 밤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그 시간들 뒤에는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아무리 망하더라도 이정도는 된다는 보험이랄까.

공부를 한 것도, 괜히 '너는 거기 갈 수 있는데 ,왜 공부를 하느냐'라는 말을 하는 녀석들이 꼴보기 싫어서

필사적으로 했던 것 같고, 또 나의 풀린 모습으로 동기들이나 후배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싶지 않았다.

돌아보면, 더 신나게 놀걸. 이라는 후회도 든다.

왜 타인보다 나에게 더 집중하지 못했을까. 타인에게 신경 쓰는 것이 뭐라고.이런 종류의.

아까도 말했지만, 그런 종류의 후회해도 나아지는 건 없다. 그래서 종종 생각은 하지만, 그것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다.

싱숭생숭하다. 언제나 기존에 있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것은 두렵다.

학생이라는 신분에서의 탈피는 마치 오래된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어제는 입사 준비로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그래서인지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덕분에 이렇게 밤에 감성이 폭발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사회인이 되어, 눈을 감았다 떠보면, 어느새 퇴직할 나이가 되어, 또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는 것이다.

입사를 하면 그만큼 시간이 빨리 갈 것 같다. 내 지난 시간이 그러하였듯이.

그것이 두렵다.

며칠 전, 대외활동의 마지막에 한 대기업 상무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는 산을 오르는데, 어떤 사람은 저쪽 산이 마음에 다른 산으로 가고, 어떤 사람은 정상이 좋아서 정상에서 비켜서질 않고,
어떤 사람은 산에 올랐다가 천천히 산을 내려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은 저 유형 중 어떤 길을 갈지 알 수가 없
다습니다.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말로는 "길을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봤을 때, 이정도면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된 것입니다." 였다.
특히 소름끼쳤던 말이 "여러분은 내가 상무라고 말하니까 '아, 그냥 높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끼지만, 내가 과연 내 입사 동기들
수백명들 사이에서 이 자리에 올라와서 여러분에게 말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상할 수 있습니까?" 였다.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결국 결론은 이렇다.

나는 지금 싱숭생숭하다.





1 2 3 4 5 6 7 8 9 10